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이때, 혹시 주위에 어렵고 곤란한 이웃이 있는지 살펴보고, 나라를 위해 희생, 공헌한 사람들을 기리는 마음도 가져 볼 때다. 영하의 기온에 옷깃을 여미게 하는 휴일 오후, 목동동에 거주하시는 한국 전쟁 참전 용사 김용철(90) 어르신을 찾았다.

“배재중학교 6학년에 다니던 해에 6.25 전쟁이 일어났지. 학업을 중단하고 이모님 댁인 수원으로 피난했다가 9.28 수복으로 살던 집으로 돌아왔는데, 중공군 개입으로 전황이 급박해져서 부랴부랴 입대했어. 공군에서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더니 바로 뽑아 위생병으로 보내는 거야. 제대로 교육 훈련도 받지 못하고 부대로 배치돼서 엄청 힘들었지. 그렇게 4년 가까이 복무하고 휴전되자 중사로 제대했어. 이젠 다 옛날얘기지. 다시는 그러한 전쟁과 같은 불상사가 없길 바랄 뿐이야. 오래 살다 보니 국가보훈처와 파주시에서 참전했던 노인들에게 이렇게 섭섭하지 않게 수당까지 챙겨주네. 소득도 없는데 큰 보탬이 되어 좋아, 고맙고”라고 말하며 명예수당 입금 내용이 찍힌 통장을 보여 주었다.

한국 전쟁 참전 경험과 명예수당에 대해 말씀하시는 김용철 어르신

한국 전쟁 참전 경험과 명예수당에 대해 말씀하시는 김용철 어르신

‘국가보훈대상자’란 희생, 공헌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으로 국가보훈 관계 법령의 적용 대상자가 되어 예우 및 지원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예우 및 지원 대상자는 일제로부터의 조국의 자주 독립, 국가의 수호 또는 안전 보장,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국민의 생명 또는 재산의 보호 등 공무 수행의 목적을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들로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참전유공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파주시에서 2008년 5월  ‘파주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래 2020년 6월까지 7차례에 걸쳐 일부 개정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파주시는 2011년 참전 명예수당을 신설하고 참전유공자 한정 매월 3만 원을 지급해 오다가 2013년 조례 개정을 통해 보훈 명예수당으로 통합하고 65세 이상 국가유공자에게도 매월 3만 원을 지급했다. 이번 민선 7기에 들어서며 유공자의 공훈에 보답하고자 매월 7만 원으로 인상했다. 또한, 올해 6월 조례를 일부 개정하여 더 많은 국가유공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2021년 1월부터 지급 대상을 확대한다.

파주시 복지정책과 김상진 주무관은 “파주시 관내 국가보훈대상자 중 65세 이상은 4,170명이다.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65세 미만도 매월 5만 원을 지급(신설)하기로 했는데, 대상자가 1,006명이 이른다. 또한, 참전 특별위로금을 85세에서 80세로 낮추며 연 2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망위로금도 나이 제한 없이 15만 원이 지급된다. 관내 보훈대상자는 총 5,176명인데 연락 두절로 명예수당이 전달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 가슴이 아프다. 이번 기회에 주변에서 읍면동 사무소에 신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서서히 우리와 멀어져 간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나라 사랑 정신의 선양과 보훈 문화 창달과 관련하여 우리 스스로가 여건 조성에 힘쓸 것을 제안해 본다.

* 취재: 김명익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