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파주개성인삼축제가 2022.10.22.~10.23.간 파주시 주최로 임진각 광장과 평화누리공원에서 대성황리에 열렸다. 파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축제로는 율곡문화제가 있고, 농어민을 위한 대규모 축제로는 이 파주개성인삼축제가 꼽힌다. 2010년 파주시 통계에 따르면 방문객들이 75만여 명에 이르기도 했다. 행사 시작 전인 9시 이전에 주차장을 채운 차들 때문에 9시 이후에는 차량들이 보조 주차장으로 안내될 정도였다.

인파로 붐비는 파주개성인삼축제장

파주인삼이 개성인삼이다

개성인삼은 유명 드라마 '상도'에서도 등장했던 고려인삼의 대표 격이다. 당시 개성을 중심으로 한 증포소에서 홍삼을 제조하여 청나라 약재 시장을 주도했는데, 바로 그 증포의 귀재를 찾은 곳이 파주 장단이었다.
이 개성인삼이 재배되고 있는 남한 지역으로는 파주가 유일하다. 조선조의 명신으로 백운동서원을 열어 최초로 서원을 창시했던 주세붕 선생이 풍기군수를 거쳐 황해도 관찰사에 부임하자, 풍기의 인삼 재배법을 파주 장단 일대에 보급하면서 개성인삼의 주산지가 되었다. 이 개성인삼이 한국을 대표하는 귀한 약재로 재도약한 데는 19세기 말 인삼 포장을 고급화하고 백삼 허리를 금띠로 감싸고 화인(꽃도장)을 찍은 상자에 담아 내놓았던 마케팅의 귀재 최익모 선생의 공 또한 적지 않다. 근대 개성상인과 인삼업의 저자 양정필에 따르면 최익모 덕분에 개성인삼이 제대로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파주인삼이 개성인삼이다’는 몇 해 전까지도 행사장 주입구 대형 간판의 행사명으로 쓰일 정도의 표어였다. 이제는 파주인삼이 명실상부하게 6년근 인삼을 대표하고 있다. 행사에서도 ‘즐거운 삼’, ‘맛있는 삼’, ‘함께 인삼’ 등의 소주제로 나누어 인삼 직판과 인삼요리 등의 다양한 내용을 선보였다.
인삼 재배 농가의 직판도 10개 부스에서 이뤄졌다. 가격도 착했다. 3년 전인 2019년의 가격대였고[예: 大품 1kg에 74000원], 택배를 원할 경우에는 택배비의 반값을 지원하고 있었다.

파주개성인삼을 판매하는 부스

크기와 무게별로 분류해둔 인삼들

파주 농어민들의 축제

파주인삼이 이 행사의 대표 주자라면, 그 밖의 농특산물과 수산물 및 축산물 등도 이 행사의 한 축을 형성한다. 행사장에는 여러 버섯과 장단콩 제품을 위시한 농특산물과 임진강 참게와 황복 등의 파주 특산 수산물 등도 출시되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파주의 참게와 황복은 자랑스러운 파주의 진품 명품이기도 하다. 임진강 참게는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랐고, 참게로서는 그 맛이 전국의 으뜸이었다. 성종 12년(1481)에 간행된 《동국여지승람》에 기재된 내용이다. 그뿐 아니라, 생산량도 압도적이었다. 1934년 8∼10월에는 41만 4258개체가 잡혔다는 기록도 있고, 60~70년대에는 서울의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참게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자연산 황복은 자연 환경 파괴와 생태계 변화로 인하여 개체수가 급감하여 오늘날에는 인공 양식법으로 생산되고 있다.
행사장에는 철갑상어의 모습도 보였다. 파주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철갑상어도 양식하고 있고, 파주산 캐비어도 생산 중이다. 총 면적 3만 평에 수(水)면적 7천 평으로 40여 년 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던 양어장 임진강폭포어장이 그곳이다.

임진강 참게

철갑상어

대규모 축제로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등이 풍성한 터라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다리가 아픈 방문객들을 위한 쉼터 공간들도 세심하게 마련돼 있었다.
무대 행사는 임진각 광장(평소에는 주차장)과 평화누리공원의 두 군데에서 나누어 열렸다. 전통민속공연, 청소년 페스티벌 등은 임진각 무대에서, 마임쇼, 버블쇼, 마술쇼 등은 평화누리공원에서 이틀간에 걸쳐 풍성하게 개최되었다.
이러한 큰 행사가 성공리에 치뤄지는 것은 뒷전에서 수고한 숱한 이들의 덕분이다. 자원봉사자, 참여 농어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행사를 주관한 축제추진위원회는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 오랫동안 걷어붙이고 달려들어 아름다운 마무리를 이뤄낸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직원들에게 발편잠을 선물하고 싶다.

* 취재: 파주알리미 최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