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2월 19일, EBS 장학퀴즈 환경리더 편에서 문산수억고 해바라기 동아리 반장 이아림 학생(2022년 3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입학)이 우승했다. 또 기후위기 학생 선언문 발표와 평화 활동도 꾸준히 해 온 덕분에, ‘UN 세계평화의날’ 40주년 때 UN 홈페이지에 소개됐다.


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바라기 동아리는 봉사, 환경, 에너지, 역사, 평화 등에 관련한 활동을 하는 전국 최고의 융합 동아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 ‘제22회 보훈문화상’에서 전국 초·중·고 동아리 최초로 ‘민족얼지킴이’를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의 툰베리라 불리는 이아림 학생과 김홍수 해바라기 동아리 지도교사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장학퀴즈(환경리더편) 최종우승(이아림 학생)

2021년 12월, 장학퀴즈(환경리더편)에서 최종 우승한 이아림 학생

UN 홈페이지에 소개(해바라기 반장 이아림)

UN 홈페이지에 소개된 해바라기 반장 이아림 학생

제22회 보훈문화상 수상

2021년 12월, 제22회 보훈문화상 수상

이아림(前 문산수억고 학생) 해바라기 동아리 반장 인터뷰


Q. ‘한국의 툰베리’라는 별명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다소 부끄럽지만, 저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인 것 같습니다. 23년 역사를 가진 해바라기 동아리에서 3년 동안 활동하면서 <지구 장례식> 영화 제작, 개구리 사다리 설치 등 환경 관련 활동을 많이 했고, 저의 관심과 실력을 EBS 장학퀴즈 환경리더 편에서 최종 우승하며 입증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의 툰베리’라고 불릴 만큼 환경 보호 활동을 열심히 할 줄 몰랐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동아리에서 김홍수 선생님을 만나 훌륭한 지도하에 환경이 나에게 갖는 의미를 정립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제가 환경에 제 에너지 모두를 쏟아붓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활동을 해나갈 것입니다.

Q.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초등학생 때 환경 만화책을 보며 관심이 있었는데 이내 시들해졌습니다. 고등학교 때 운명적으로 해바라기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파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분들, 교수님, 다른 학교 환경 동아리 친구들과의 인연을 동아리 지도교사 선생님이신 김홍수 선생님이 만들어주셔서 그들과의 라포르(상호신뢰관계)가 형성됐습니다. 또 주변에서 환경 관련 뉴스를 많이 얘기해주시고, 저도 얘기를 하면서 환경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그동안 환경 관련 활동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A. 첫째,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지구 장례식>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고, 출연하고, 각본을 쓰는 1인 3역을 했습니다. 2100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지구가 죽었다는 전제를 한 서늘하고 긴장감을 유발하는 영화였습니다. 10년 전 해바라기 선배님들이 오프라인으로 하셨던 <지구 장례식>을 영상 매체로 구현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닫도록 했습니다.
둘째, 개구리가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 제작하고, 설치 및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우리 파주에는 논이 많은데, 그곳엔 많은 개구리가 살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1급 수원청개구리, 멸종위기종 2급 금개구리, 맹꽁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개구리가 삽니다. 논과 논 사이 시멘트 농수로에 개구리들이 이동하다가 빠져 죽는 상황을 발견했고, 파주환경운동연합 시민 활동가님들과 함께 개구리들이 이용하는 사다리를 시멘트 벽면에 설치했습니다.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개구리들이 실제 사다리를 이용하는지,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이를 고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셋째,  에코맘코리아에서 주관한, 환경을 주제로 모의 UN을 하는 UN청소년환경총회에 참가했습니다. 이 총회에서 다양한 고등학교,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모의 유엔을 했습니다. 이 활동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참여해 WFUNA(유엔협회세계연맹)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구장례식 퍼포먼스

지구장례식 퍼포먼스

멸종위기종 양서류 탐사

멸종위기종 양서류 탐사

이아림 학생이 청소년환경총회 참석한 모습

이아림 학생이 청소년환경총회 참석한 모습

Q. 활동 중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일은 공교롭게도 같습니다. 바로 개구리 사다리 제작, 설치 및 모니터링 활동입니다. 시골에 살지만 논에는 어릴 적 외에는 몇 번 가본 적이 없는데, 개구리 사다리 모니터링할 때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반바지를 입고 갔다가 모기에 많이 물리기도 하고, 주로 밤에 활동하는 개구리 개체 수를 조사하기 위해 방과 후 피곤한 몸으로 가거나 제가 아주 싫어하는 지렁이를 밟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멸종위기종 2급 금개구리가 개구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온몸의 전율과 주체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고, 꿈은 무엇인지요?
A. 환경 보호를 떠올렸을 때, 아직 사람들에게 낯설고, 다른 사람의 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환경 문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존 K-pop을 환경 관련 가사로 개사해 유튜브에 올리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이 활동을 함께하는 친구들을 모으기 위해 제가 입학한 연세대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더욱 활성화하고픈 욕심이 있습니다. 장래 직업은 외교관과 국제공무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가진 가치는 더 이상 지구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지 않고, 공생해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미래가 반드시 오리라 믿습니다.

김홍수 해바라기 동아리 지도교사 미니 인터뷰

Q. 해바라기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A. 전국 최고의 융합 동아리인 해바라기는 23년 동안 다양하고 많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2011년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에서 전국 초‧중‧고의 수십만 개 동아리 중에서 당당히 1위를 하였고, 작년 9월에는 ‘UN 세계평화의날 40주년’을 맞이하여 UN 홈페이지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12월에는 장학퀴즈 환경리더 편에서 해바라기 반장인 이아림 학생이 최종 우승했고, 전국 동아리 최초로 ‘제22회 보훈문화상’을 수상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이 있었던 일입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동아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즉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배우는 해바라기 학생들에게 멸종위기종 동‧식물 탐사, 지구장례식 퍼포먼스, 기후위기 학생비상행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비용이 드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자부담으로 참여하고, 부족한 것은 제가 자비를 대고 발품을 팔아 해바라기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홍수선생님 KBS국민패널(표지 및 기사)

KBS국민패널 표지에 게재된 김홍수 지도교사

Q.앞으로 운영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앞으로도 봉사, 환경, 에너지, 평화, 역사 등 다양한 활동을 계속 펼칠 예정입니다. 현재 지구촌의 핵심 과제는 ‘기후위기’입니다. 환경이 우리가 가진 심각한 과제라는 것을 깨닫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구장례식 퍼포먼스’를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구장례식 퍼포먼스는 2010년부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우리 해바라기 학생들이 실시하여 툰베리보다 더 일찍 기후변화에 눈을 떴는데, 그 당시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아쉬움이 많지만 꾸준히 지속할 예정입니다.

Q. 관계기관이나 파주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살아 숨쉬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생물다양성의 천국인 우리 고장 파주시의 환경을 잘 보존하였으면 합니다. 농촌은 농촌다워야 농촌인 것입니다. 농촌이 행복해야 국민도 건강하고, 국민이 잘 살아야 동식물과도 함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과도 더불어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고장 파주시가 교육 도시, 평화 도시, 환경 도시가 되어 세계적인 생물다양성의 축제를 여는 것이 제 꿈입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 나아가 세계의 미래를 위한 환경, 즉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팬데믹도 결국 인간의 욕망이 환경과 기후위기를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들의 말을 귀담아 환경보호와 기후위기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시민이 늘어나길 바란다.


*취재 : 최순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