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림(前 문산수억고 학생) 해바라기 동아리 반장 인터뷰
Q. ‘한국의 툰베리’라는 별명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다소 부끄럽지만, 저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인 것 같습니다. 23년 역사를 가진 해바라기 동아리에서 3년 동안 활동하면서 <지구 장례식> 영화 제작, 개구리 사다리 설치 등 환경 관련 활동을 많이 했고, 저의 관심과 실력을 EBS 장학퀴즈 환경리더 편에서 최종 우승하며 입증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의 툰베리’라고 불릴 만큼 환경 보호 활동을 열심히 할 줄 몰랐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동아리에서 김홍수 선생님을 만나 훌륭한 지도하에 환경이 나에게 갖는 의미를 정립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제가 환경에 제 에너지 모두를 쏟아붓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활동을 해나갈 것입니다.
Q.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초등학생 때 환경 만화책을 보며 관심이 있었는데 이내 시들해졌습니다. 고등학교 때 운명적으로 해바라기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파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분들, 교수님, 다른 학교 환경 동아리 친구들과의 인연을 동아리 지도교사 선생님이신 김홍수 선생님이 만들어주셔서 그들과의 라포르(상호신뢰관계)가 형성됐습니다. 또 주변에서 환경 관련 뉴스를 많이 얘기해주시고, 저도 얘기를 하면서 환경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그동안 환경 관련 활동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A. 첫째,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지구 장례식>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고, 출연하고, 각본을 쓰는 1인 3역을 했습니다. 2100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지구가 죽었다는 전제를 한 서늘하고 긴장감을 유발하는 영화였습니다. 10년 전 해바라기 선배님들이 오프라인으로 하셨던 <지구 장례식>을 영상 매체로 구현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닫도록 했습니다.
둘째, 개구리가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 제작하고, 설치 및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우리 파주에는 논이 많은데, 그곳엔 많은 개구리가 살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1급 수원청개구리, 멸종위기종 2급 금개구리, 맹꽁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개구리가 삽니다. 논과 논 사이 시멘트 농수로에 개구리들이 이동하다가 빠져 죽는 상황을 발견했고, 파주환경운동연합 시민 활동가님들과 함께 개구리들이 이용하는 사다리를 시멘트 벽면에 설치했습니다.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개구리들이 실제 사다리를 이용하는지,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이를 고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셋째, 에코맘코리아에서 주관한, 환경을 주제로 모의 UN을 하는 UN청소년환경총회에 참가했습니다. 이 총회에서 다양한 고등학교,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모의 유엔을 했습니다. 이 활동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참여해 WFUNA(유엔협회세계연맹)상을 수상했습니다.
Q. 활동 중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일은 공교롭게도 같습니다. 바로 개구리 사다리 제작, 설치 및 모니터링 활동입니다. 시골에 살지만 논에는 어릴 적 외에는 몇 번 가본 적이 없는데, 개구리 사다리 모니터링할 때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반바지를 입고 갔다가 모기에 많이 물리기도 하고, 주로 밤에 활동하는 개구리 개체 수를 조사하기 위해 방과 후 피곤한 몸으로 가거나 제가 아주 싫어하는 지렁이를 밟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멸종위기종 2급 금개구리가 개구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온몸의 전율과 주체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고, 꿈은 무엇인지요?
A. 환경 보호를 떠올렸을 때, 아직 사람들에게 낯설고, 다른 사람의 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환경 문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존 K-pop을 환경 관련 가사로 개사해 유튜브에 올리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이 활동을 함께하는 친구들을 모으기 위해 제가 입학한 연세대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더욱 활성화하고픈 욕심이 있습니다. 장래 직업은 외교관과 국제공무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가진 가치는 더 이상 지구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지 않고, 공생해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미래가 반드시 오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