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방역이 강화된 데다 방학까지 겹치니 집에서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는 일이 다반사.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파주시 독서마라톤이 올해부터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바로 신청부터 해 보자.


‘독서마라톤’은 독서량을 마라톤에 비유(1p=1m)해 진행하는 파주시의 대표적인 책 읽기 운동이다.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2만3천여 명이 참여했답니다. 학교에서의 단체 신청이 98%에 이를 정도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등교가 불규칙해져 신청이나 회수가 원활하지 않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답니다.”

파주중앙도서관 독서마라톤 담당자는 독서마라톤을 하고 싶다면 올해부터는 PC나 모바일을 통해 홈페이지에서 개인적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 단체 신청이나 오프라인 신청은 불가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신청일과 마감일에 구애받지 않고 연중 언제나 신청이 가능하며 이전에 초등학생 이상이었던 참가 대상도 유아까지 확대되었다. 게다가 모바일만 있다면 어디서나 독서일지 작성이 가능해져 독서기록장 제작과 배부의 번거로움도 없어졌다. 독서기록을 직접 손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나 글을 쓸 줄 모르는 유아를 위해서는 그림이나 손글씨로 쓴 독서기록장을 촬영해 첨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파주시 독서마라톤 참가 코스


코스 신청은 자신의 목표 독서량에 따라 나무늘보코스(1,500p/그림책 30권/소설책 5권)부터 코알라코스(3,000p/그림책 60권/소설책 10권), 거북이코스(5,000p/그림책 100권/소설책 17권), 단축코스(10,000p/그림책 200권/소설책 33권), 하프코스(21,100p/그림책 422권/소설책 70권) 풀코스(42,195p/그림책 844권/소설책 141권)까지 6개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전에 독서기록장 확인 후 결과에 따라 코스 완주 인증서가 주어진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먼저 자신이 원하는 코스를 신청한 후에 독서일지를 올려 승인을 받으면 완주 인증서가 주어진다. 독서일지는 14세 미만인 경우는 50자 이상, 14세 이상은 200자 이상 써야 승인되며 홈페이지에서 직접 입력해야 한다. 붙여넣기는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독서량에 따라 자유롭게 코스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청한 코스가 ‘버겁다’ 싶으면 짧은 코스로, ‘열심히 잘 읽고 있다’ 싶으면 긴 코스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독서마라톤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무엇보다 좋은 것은 독서일지가 해마다 누적되기 때문에 개인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거예요. 다운로드도 가능하기 때문에 책으로 만들 수도 있고요.”

무겁게 독서기록장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언제든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독서일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PDF파일로 다운로드도 할 수 있다면서 편리성에 기록성까지 갖춘 것이 강점이라는 담당자의 설명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한 달에 책 1권 읽기가 힘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도 되겠다 싶어 휴대폰을 들고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지 않는가.

파주시 독서마라톤 홈페이지 PC버전 이미지


인터넷 검색창에 ‘파주시 독서마라톤’이라고 치니 바로 홈페이지가 나왔다. 회원가입을 해야 신청이 가능한데 이미 회원으로 등록해 둔 지라 로그인해서 참가신청하기를 누르고 거북이코스를 선택하니 신청 완료. 정말 간단했다. 마침 교하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있어 독서일지도 작성해 보았다. 대출도서는 바로 뜨기 때문에 클릭하니 책 제목과 지은이, 페이지 등이 자동으로 작성되어 편하게 감상문만 작성해 제출했다. 곧바로 나의 독서현황을 확인하니 145m 달렸다고 표시됐다.

이뿐 아니라 참가인원과 완주현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이들이 공개한 독서일지도 읽어볼 수 있어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되었다. 완주자에게는 완주 인증서가 발급되며 문화적 혜택은 물론 우수 완주자로 선정될 경우 ‘나만의 독서기록장’을 제작해 준다.

2021년에 선정된 우수 독서기록장

“머리를 안 쓰면 퇴화되는 느낌이 들어 기억력 강화와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2017년부터 독서마라톤에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과감히 풀코스를 도전했는데 의욕이 넘쳤던 만큼 완주를 이뤄냈죠. 풀코스 완주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유연욱 씨(문산읍)는 매일 짬을 내 독서를 하고, 일주일에 2~3권 정도는 완독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속독을 할 수 있게 돼 몇 시간 만에 1권을 읽은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스트셀러보다는 그때그때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는데 스트레스가 많을 때는 소설이나 심리분야, 마음이 간절할 때는 종교서적을 고르기도 한단다. 종교가 없는데도 성경을 1독했다고. 좋은 글귀나 시가 있으면 필사하는 것을 좋아해 10여 권의 노트가 쌓였을 정도다. 독서마라톤이 온라인으로 운영되면서 휴대폰으로 짧은 글이지만 바로 순수하게 느낀 그대로를 독서일지에 적을 수 있어 좋다는 유연욱 씨는 올해는 욕심 부리지 않고 단축코스를 신청했다. 하지만 우수 완주자에게 제작해 주는 독서기록장에 그림도 넣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괜한 말은 아닌 듯싶다.

온라인으로 독서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독서마라톤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에 들어선 지 한 달이 채 안 됐는데 독서마라톤 신청자는 450명(1월 20일 기준). 진짜로 독서를 원하는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인지라 지난해 33%였던 완주률이 더 높아지리라는 예상과 함께 기자도 반드시 완주자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결의를 다져본다.

*취재 : 전영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