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는 파주출판도시를 비롯하여 책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뛰어난 도시다. 도서관 사업뿐만 아니라 83개의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파주시중앙도서관은 관내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기록하고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정된 작은도서관에서는 파주의 역사를 어떻게 남길지를 고민하고 기록하는 ‘기록남기기’ 특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홍정미 중앙도서관 사서는 “특정 주제에 대해 수집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이 그 주제를 깊이 있게 수집하여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난민’을 주제로 기록을 수집하는 ‘평화를 품은 집’ 작은도서관과 ‘공릉천’의 기록을 남기는 ‘하늘선 작은도서관’이 선정되어 특화 주제 정리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록한 자료를 입구에 전시한 평화를 품은집 작은도서관

밤고지 마을에 대해 기록한 자료를 입구에 전시한 평화를 품은집

수집한 난민 관련 자료들

평화를 품은 집 내부_마을 사업 중 하나인 밤고지 마을 관련 그림이 걸려 있다.

파평면 두포리에 위치한 ‘평화를 품은 집’의 기록 사업을 사례로 살펴보았다. '평화를 품은 집'은 평화, 인권, 환경 관련 도서를 주로 갖춘 전문 도서관 ‘평화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평화, 인권, 환경 관련 영상물 상영, 관련 기획전시회 및 세미나 개최,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 ‘평품소극장’이 있다.

황수경 평화를 품은 집 관장은 “저희 작은도서관은 지리적으로는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와 임진강에 근접하고, 역사적으로는 한국 전쟁 때 중국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는 곳이 다르고 역사와 문화, 종교도 다르지만, 서로의 차이와 다름이 인정되는 세상, 인간의 존엄성이 기본이 되는 세상,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 나로 인하여 남을 아프게 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라며 운영 취지를 밝혔다.

난민을 다룬 책을 소개해 주고 있는 황수경 관장

난민을 다룬 책을 소개해 주고 있는 황수경 관장

태어나니 난민이란 이름으로 난민 관련 전시를 하고 있다.

'태어나니 난민'이란 이름으로 난민 관련 전시를 하고 있다.

평화를 품은 집에서는 그동안 녹록지 않은 과정으로 정리한 기록물은 인터뷰 영상기록과 자료집으로 발간하여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지난 11월 20일에 ‘태어나니 난민’ 전 개막식이 있었다. 관련 영화, 도서, 자료 안내와 난민과의 대담 등이 진행됐다.
난민 문제를 다루면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에 난민 영화제를 열기도 했다. 관련 영화로는 나의 사랑 그리스, 인디스 월드, 뷰티플라이, 바다로 가자, 노프라블랜드 등이 있다. 그림책, 동화, 도서로는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 <난민 캠프로 가는 길>, <같은 시간 다른 우리>, <바다의 기도>, <난민이 뭐예요> 등이 있다.

난민을 주제로 한 도서들

난민을 주제로 한 도서들

난민에 대해 대담하는 모습

난민에 대해 대담하는 모습


[황수경 평화를 품은 집 관장 미니 인터뷰]

Q. 작은도서관 기록남기기 사업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A. 작은도서관의 기록은 일반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일상입니다. 그 일상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회는 이런 일상들의 활동이 모여 이루어나가는 것 아닐까요? 그 기록들은 어떤 이에게는 희망을, 어떤 이에게는 달콤한 추억을, 어떤 이에게는 많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압니다.

Q. ‘난민’을 주제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A. 우리 사회에 가장 악영향이 편견과 차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예민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제주의 예멘 난민들이 들어오며 난민에 대한 편견이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많이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화를 기반에 두고 활동하는 도서관에서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인식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기록남기기 과정은 언제 시작했으며 어떤 자료를 수집해 왔나요?
A. 마을 기록부터 시작하여 2015년 마을사업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도서관이 있는 이곳이 아픔의 땅이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 단순 기록이 아닌 치유의 과정으로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1950년 전쟁 시기부터 미군 부대가 들어와 마을에 자리 잡고 있을 때 마을 주민들의 생활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춥지만 따뜻한 마음을 품고 평화를 품은 집을 찾아 ‘태어나니 난민’전을 둘러보면 어떨까. 그 걸음은 난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가게 해줄 것이다.

[평화를 품은 집]
- 위치 : 파주시 파평면 파평산로 389번길 42-19
- 연락처 : 031-953-1625
- 운영시간 : (10월~3월) 오전 10시~오후 5시, (4월~9월) 오전 10시~오후 6시
- 입장료 :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 3,000원

* 취재 : 최순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