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중앙도서관(관장·윤명희) 주관, 메모리플랜트(대표·전미정) 주최, 파주기록학교 심화과정(이후 파주기록학교)의 교하·운정 기록남기기 사업이 마무리를 향해가고 있다. 지난 4월 초에 면접을 거쳐 선정된 25여 명의 기록활동가를 대상으로 주 1회에 진행된 23회의 교육과정은 10월 12일에 마쳤다. 그러나 아직 과정 중 채집한 기록물을 책이나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 남아 있다.

“중앙도서관은 2017년부터 매년 아카이브 강좌를 열어 시민들에게 기록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채록단을 꾸려 시민과 도서관이 함께 파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기록학교는 교양강좌 수준을 넘어 전문 기록활동가 양성을 통해 시민이 주체적으로 파주를 기록하는 문화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아카이브 교육은 물론 기록물 수집, 정리, 활용(전시 및 책자발간)의 모든 과정을 배우는 결코 쉬운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 분도 포기하지 않고 파주시 첫 기록활동가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임봉성 파주시중앙도서관 기록팀장은 파주기록학교 운영 취지와 기록활동가 양성 의의를 전해준다.

출판 및 전시 관련 교육 모습

출판 및 전시 관련 교육 모습

기록활동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모습

기록활동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모습

교육과정은 전원이 함께 참여했으나, 기록남기기는 4~5명이 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교하·운정에서 자녀 양육을 경험한 70대 어르신들과 40~50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육아를 기록한 ‘삶 그리고 기억’팀, 삽다리 풍경과 사람들을 기록한 ‘도돌이표’팀, 운정역과 소리천을 기록한 ‘노마트’팀, 돌곶이 꽃마을을 기록한 ‘사통팔달’팀이다.
‘노마드’팀의 김인경 팀장은 “저희 팀의 주제는 ‘운정역과 소리천의 기억’입니다. 운정역이 간이역이었던 시절을 중심으로 택지개발 전후 운정역 일대 변천사를 조사하였고, 주민 인터뷰, 철도 블로거 사진, 그리고 오래된 신문 기사 수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철길 따라 물길 따라 흘러간 사람들의 기억을 수집하였습니다. 이미 사라진 공간의 기억을 소재로 삼다 보니 기록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운정역 주변에도 사람들의 추억이 쌓인 오래된 장소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위안을 주었습니다. 현재는 신도시와 자연부락을 가르는 경계가 되는 철길이 앞으로는 교하·운정만의 이야기가 흐르는 교류의 장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팀 활동 내용을 전한다.

'삶 그리고 기억' 팀 워크숍(백신 접종 완료)

'삶 그리고 기억' 팀 워크숍(백신 접종 완료)

온라인 화상프로그램으로 수료 소감을 나누는 모습

온라인 화상프로그램으로 수료 소감을 나누는 모습

‘사통팔달’의 곽지현 팀장은 “도서관과 책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아카이브라는 기록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모이게 되었습니다. 조원 5명의 관심 키워드는 모두 달랐지만, 우리가 알아보고자 하는 돌곶이 꽃 마을에 관한 마음만은 하나로 닿았기에 사통팔달이라는 이름으로 올, 6월부터 마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진으로 남기는 여정을 함께 걸었습니다. 마을뿐만이 아니라 심학산을 오르며 함께 바위에 관한 전설들을 수집하였던 여름엔, 햇살보다도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움직였기에 그동안 담아왔던 많은 이야기가 잘 펼쳐져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라고 활동 소개와 바람을 말했다.

각 팀은 주최 측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11월 30일까지 출판과 전시용 원고 마무리, 12월 말까지 디자인 수정 작업 등을 거쳐, 내년 1월 11일(계획)부터 파주시중앙도서관에서 기록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많은 분이 파주 사람들 삶으로 들어가는 소중한 기록의 시간이었다, 가슴 속에 파주에 대한 애착이 싹텄다고 했습니다. 이는 내년에 또 다른 주제로 파주를 기록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라고 한 임봉성 파주시중앙도서관 기록팀장의 말처럼, 녹록지 않은 긴 교육과정을 이수한 기록활동가들의 이후 활약도 기대된다. 기록의 힘을 믿고 기록학교를 운영하는 파주는 소중한 가치를 축적해 가고 있다.

* 취재 : 최순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