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방문은 9월 3일 이른 아침이었다. 차를 광탄면행정복지센터에 세워두고 정상까지 4,300m를 터벅터벅 걸었다. 굽은 소나무와 곧은 참나무 둥치를 헤아리기도 하고, 빗물에 씻겨 내려온 도토리를 잘못 밟아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2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도 시간이 남았다. 우암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살피고 걸어볼 욕심에 1,000m쯤 비탈길을 내려갔다. 훤하게 뚫린 등산로는, 해발 329m의 나지막한 능선으로 이루어진 우암산을 함께 걷는 등산객이 적지 않다는 증거였다.
이번엔 중간에 돌아서고 말았다. 자전거 라이딩에 나선 세 쌍의 젊은이가 쌩하고 스치는가 싶더니, 우암산으로 건너갔던 것. 신산터널에서부터 박달산 정상까지 4,300m, 우암산 등산로 입구까지 2,700m, 능선길로 혜음령까지 5,000m. 도합 12,000m에 이르는 험하고 사나운 산길을 거침없이 내달리는 젊음이라니. 이유 없이 흥이 깨졌다 할까, 아니면 흘러간 세월이 아쉽다 할까. 1시간을 허송하고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은 퍽 울적했다.
신산(新山)터널로 내려가는 숲길에서 떠오르고 스러지는 상념들은 착잡하고 신산(辛酸)했다. 그래도 하늘은 쾌청, 공기는 상쾌했다. 남은 시간을 뜻있게 아껴 살아야겠다는 다짐만을 거듭했다. 산행에는 총 5시간이 소요되었다
취재 : 강병석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