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 흰개나리로 불릴 정도로 외양이 개나리와 흡사한 미선나무가 개나리와 크게 다른 점은 두 가지다.
봄철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것은 개나리와 같지만, 개나리는 노란색인 반면 미선나무는 흰색(기본종)이다. 꽃 크기는 개나리보다 조금 작지만, 서로 포개져 몰려 피기 때문에 화려함에서는 개나리를 압도한다.
가장 큰 차이는 향이다. 개나리에는 향이 없지만, 미선나무의 향은 그야말로 미선 부채를 들고 선 시녀들에게서 날 듯한 그런 향기가 난다. 짙지는 않지만 품격이 높은 고상한 향내가 무척 은근하고 오래간다.
이 미선나무는 아래에 소개할 히어리를 섞어서 생울타리로 해도 좋다. 거기에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멋진 잎도 풍성히 거느린 붉은인동을 미선과 히어리 사이에 배치하면 최고의 생울타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
히어리의 진실
외국어 명칭만 같은 히어리의 학명은 Corylopsis coreana Uyeki다. 이에서 보듯 한국 특산(coreana)이며 최초의 발견자(보고자)는 미선나무와 같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일본인 우에키다. 우리나라의 식물 분류학은 일인 학자들이 개척자들이어서 300여 종의 우리 식물들 최초 발견자 이름이 일본인으로 돼 있다.
이 히어리의 자태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꽃은 짙은 노란색인데, 미선나무와 개나리처럼 잎이 나기 전에 꽃부터 핀다. 잎은 흔한 개암나무를 닮았다. 그래서 영어 명칭이 Korean winter hazel이다. hazel이 한때 헤이즐넛 커피라는 이름에서 애용되기도 했는데, 그 헤이즐이 바로 개암 열매를 뜻한다. 개암 열매 향을 첨가한 커피가 헤이즐넛 커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