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생육 환경에 따라서 바뀐다. 그 속도에 차이는 있지만. 유럽인의 정신 세계에서 종교혁명보다도 더 큰 충격을 준 건 다윈의 진화론이었는데(신의 인간 창조설을 부인하는 것이므로), 그 진화론의 뿌리를 제공한 게 갈라파고스 군도의 생물이었다. 1835년에 이 섬을 찾은 다윈에게 그곳은 요즘의 별칭대로 ‘진화의 전시장’이었다. 오랫동안 육지와 격리되고 세 개의 해류에 봉쇄되어 온 사이에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화 품종들이 가득했다. 비단잉어들의 변색은 생육 환경(사료)의 변화에 따라 생물의 외피도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맹모의 삼천지교(三遷之敎)가 있다. 사람이 자라는 곳의 환경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맹자가 남긴 명저 <맹자>는 성선설에 기반한 적극적 인간 본성 개조론에 해당한다. 공자의 인(仁)에 의(義)를 덧붙여 인의를 강조했고, 왕도정치(王道政治)를 말했으며, 민의에 의한 정치적 혁명을 긍정하기도 하였다. 그가 그처럼 혁명적인 적극적 실천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 자신의 주변에서 흔히 대했던 사람들, 곧 묘공(墓工), 장사치, 학생과 교사 들에 대한 통사적 관찰 덕분이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란 말은 어쩌면 인간은 사회에서 양육/배양/개발되는 존재, 곧 사회적으로 사육되는 존재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교육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너와 내가 서로에게 교육자이자 피교육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 하나의 잘못이 언젠가는 나 자신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가족과 이웃은 물론이고. 내가 흐린 물을 언젠가는 내가 마시게 된다. 꼭. 나도 모르게, 혹은 알면서도 그 후유증을 경시하고서, 잘못된 사회적 교육에 나서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 취재 : 최종희 시민기자 (jony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