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거리며 길가에서 춤을 추는 코스모스,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단풍, 이들은 모두 가을 한낮에 즐길 수 있는 볼거리들이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감악산 ‘신비의 숲’이다. 파주시는 감악산에 타 지역 관광 명소와 차별화된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여 10월 13일부터 야간에도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힐링파크에서 운계폭포까지 1Km 구간에 펼쳐진 신비로운 밤의 세계를 찾아가 보았다.

‘신비의 숲’ 입구

‘신비의 숲’ 입구

이야기가 펼쳐진 불빛 길을 따라 걷자

‘신비의 숲’은 감악산의 출렁다리와 연계하여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는 야간 등산로다. 윤종선 담당자는 “힐링파크에서 시작하는 ‘신비의 숲’에는 ‘전설의 빛’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비의 숲’ 외에도 ‘달빛 풍류’, ‘금빛 출렁다리’, ‘힐링의 숲’, ‘전설의 비룡폭포’ 등 모두 다섯 가지 빛이 펼쳐지는데, 각각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어두운 밤을 잔잔하게 밝혀 주는 불빛을 따라 산책로를 거닐면 다양한 숲속 동물 조형물에서 은은한 빛이 비치고 스피커를 통해 새들의 지저귐이 들린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스피커가 있는 곳에 비상벨을 설치한 세심함도 돋보인다.

‘신비의 숲’을 알리는 조명과 출렁다리

‘신비의 숲’을 알리는 조명과 출렁다리

‘달빛 풍류’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달빛 풍류’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따스한 불빛의 다람쥐 조형물

따스한 불빛의 다람쥐 조형물

숲길에서 만나는 엄마 사슴과 아기 사슴 그리고 아빠 사슴

숲길에서 만나는 엄마 사슴과 아기 사슴 그리고 아빠 사슴

‘달빛 풍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자

미지의 세계로 이어지는 듯한 ‘금빛 출렁다리’는 신비로움과 흔들거림의 엑티비티를 느끼면서 건너게 된다. 잠깐의 휴식을 즐기면서 ‘금빛 출렁다리’ 건너편에 있는 감악산 전망대의 정자에 달빛을 머금고 있는 ‘달빛 풍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자와 어우러진 양면형 둥근달 모습인 달빛 조형물은 낮에도 포토 존으로 인기다. 

윤종선 담당자 역시 “‘달빛 풍류’에서 출렁다리를 보고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그 모습을 출렁다리에서 찍으면 멋진 작품이 된다”며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사진 촬영 팁을 알려 준다. 또한 소원을 들어 줄 것 같은 보름달처럼 둥근 달빛과 어우러져 전망대 바위산에 펼쳐지는 여섯 가지로 바뀌는 불빛을 감상할 수 있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금빛 출렁다리’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금빛 출렁다리’

‘아트 라이팅 쇼’로 펼쳐지는 용의 전설을 감상하자

낭만적인 밤길이 펼쳐진 ‘힐링의 숲’을 걷다 보면 펭수가 따뜻하고 감성적인 말을 건네고 잔잔한 반딧불이 빛도 만나게 된다. 영상과 음향이 접목된 3D 맵핑 기법을 이용한 ‘아트 라이팅 쇼’는 ‘전설의 비룡폭포’에서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된다.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했던 감악산의 의미를 담은 내용으로 9분 정도 진행된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올라가는 모습은 스크린 없이 운계폭포 자연 암벽에서 펼쳐져 생동감이 살아 있다.

귀여운 펭수가 따뜻한 말로 사람들을 맞는다.

귀여운 펭수가 따뜻한 말로 사람들을 맞는다.

 운계폭포 자연 암벽에 나타난 전설의 비룡

운계폭포 자연 암벽에 나타난 전설의 비룡

윤종선 담당자는 “6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유난히 비가 내린 날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박수를 쳐 줄 때면 힘들었던 기억은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진다”며 밝게 웃는다. 그러면서 “야간에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이니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술 마시고는 절대 올라가면 안 된다”며 힐링하기 위해 찾아오는 탐방객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또한 “6개월에 한 번씩 ‘전설의 비룡폭포’ 영상을 바꿀 계획”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감악산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입구에 설치된 무인 발권기

입구에 설치된 무인 발권기

감악산 야간 경관 조명은 하절기(4월~10월)에는 오후 7시30분~10시, 동절기(11월~3월)에는 오후 6시~9시까지 운영된다. 입장권은 무인 발권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카드 결제만 가능하다. 적성면 관내 할인 가맹점 이용 시 2,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관람료는 5,000원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장이다. 입구와 출구가 다른 것도 유념해야 한다.

산과 들에서 가을이 깊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파주시의 대표 중심 관광지인 감악산 출렁다리와 연계한 불빛을 따라 걷는 야간 등산에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져 어느새 몸과 마음이 힐링된다. 밤하늘의 별빛과 어우러진 감악산 ‘신비의 숲’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해 본다.

관람 코스
입구(만남의 광장)-> 신비의 숲-> 금빛 출렁다리-> 운계폭포-> 감악산 전망대->출구(제1주차장 방면)

취재: 시민기자 신정분